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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획분과장 작성일14-12-04 11:49 조회778회 댓글0건

2015년 교구장님 사목서한 2 : 착한목자(Pastor Bonus) 시대와 지역 사목환경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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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목 서한 : 착한 목자(Pastor Bonus)

복음의 기쁨을 사는 새로운 10년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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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시대와 지역 사목환경의 특징

1. 물질과 세속적 가치로 인해 약화되는 영적인 가치

한국 사회는 지난 10년 뿐 아니라 앞으로 살게 될 10년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횡포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입니다. 견제 받지 않는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물질적 향유만을 행복의 조건이라 생각하게 만들 것입니다. 소비 지상주의와 글로벌 스탠더드로 표현되는 무한 경쟁은 양극화 사회를 초래하여 우리 국민을 이전 보다 더 심각한 소외와 가난에 빠트릴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복음의 기쁨』에서 “오늘날 세상의 가장 큰 위험은” 안이하고 탐욕스러운 마음과 피상적 쾌락에 대한 집착과 고립된 정신에서 비롯되는 “온갖 극심한 소비주의와 더불어 개인주의적 불행”(2항)이라고 이 측면을 상기시키셨습니다. 또한 교황님은 이러한 문제의 결과로 “내적 생활이 자기 자신의 이해와 관심에만 갇혀 있어, 더 이상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가 없고”…“하느님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을 우리 교구설정 10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조사『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자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에서 ‘건강(43.5%)’, ‘가족(33.5%)’을 ‘신앙(15.6%)’ 보다 앞에 두었습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의지’도 박약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사회 문제와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실천의지에서 그러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자신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신자들은 ‘현재 신앙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에 첫 번째로 ‘신자답게 살지 못한다는 죄의식(38.9%)’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교구가 지금 시기에 가장 주력해야 할 분야’로 첫 번째에 ‘신자 재교육(32.3%)’을 들었습니다.

이처럼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가치에 빠지기 쉬운 시대에 신자들도 이를 거슬러 영적 투쟁을 하기보다는 외려 영적이고 신앙적 가치를 멀리하는 생활을 하는 게 현실입니다. 앞에서 인용한 신자의식조사 결과들은 ‘신자들의 신앙성숙’이야말로 우리 교구가 최우선적으로 주력해야 할 사목방향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자들이 영적이고 복음적 가치를 추구하도록 돕는 일이 현 단계 교회의 중차대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저는 우리 교구의 첫 번째 사목방향을 ‘영적인 가치를 세속적 가치에 우선하는 신앙생활’로 삼고자 합니다.


2. 시급한 평신도 지도자 양성

교구에서 일하는 사제들이나 현직 본당사제들은 향후 교구 사목과 본당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가 “봉사자 양성”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복음의 기쁨, 하느님의 말씀을 사는 기쁨을 체험한 봉사자들이야 말로 사목의 가장 큰 협력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변화된 상황에서 일선 본당에 파견된 사목자 한두 명 만으론 많은 신자들을 세심하게 살피기는 불가능합니다. 사목자들을 도와 지역 신자들을 함께 살필 평신도 봉사자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신자들의 신앙성숙과 복음화를 위해 길잡이로 제시한 소공동체도 결국은 봉사자 부족이 활성화를 가로막은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니 평신도 지도자 양성은 교회의 미래에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라 할 것입니다.맞벌이 부부가 늘고, 중산층을 엷게 만드는 경제 불황이 봉사자 급감의 일차적 원인이지만 그렇다고 봉사 인력을 불러낼 수 없을 정도의 사정은 아직 아니라고 봅니다. 봉사에 참여하지 않는 신자들은 세상이 주는 매력이 교회가 주는 힘과 매력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교회가 이들에게 세상이 주는 매력보다 더 큰 매력과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이들을 봉사자로 불러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교회는 봉사자들에게 ‘소그룹형-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과도한 봉사활동으로 지치지 않도록 소모성 행사를 지양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당연히 교구는 평신도의 신앙현실에 대한 올바른 분석과 그에 따른 실현 가능한 대안, 그리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야 할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한국교회 사목방문 첫날 한국 주교단과 가진 만남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연대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 요소”라 말씀하시고, 이 연대가 “교회의 풍성한 유산인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하는 강론과 교리교육을 통하여 … 교회 활동의 모든 측면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러한 뜻을 올바로 받들기 위해 사제들은 강론, 교리 및 신앙교육을 통해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신자들의 ‘정신과 마음’에 스며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 교구에는 변방의 사람, 곧 주변화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도시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과도한 경쟁에 밀려 교구 관내로 들어온 이들이 적지 않고, 영세한 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 근로자들도 많은 편입니다. 이들 외에 우리 교구에는 새터민,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조손 가정, 소년 소녀 가장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주님께서 “하느님 마음속에 그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있다”(복음의 기쁨, 197항)고 말씀하신 대상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 뵙고, 그들의 요구에 우리의 목소리를 실어 주도록 부름받고 있습니다”(복음의 기쁨, 198항). 이처럼 교황님께서 몸소 삶으로 보여주시고, 교회가 살도록 강조하신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는 우리 교구에도 중요한 사목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지역에서 야전병원이 되어야 할 본당은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는 현장이므로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통해 신앙과 소공동체의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합니다.『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서 신자들은 ‘가장 바람직한 전교 방법’으로 ‘행동과 표양을 통한 모범(35.9%)’과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에 대한 봉사와 나눔의 실천(31.4%)’을 1, 2순위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제들이 가장 먼저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영역’에서도 가장 많은 32.1%가 ‘소외계층 방문’을 들었습니다. 이처럼 신자들이 교회가 주력해야 할 방향을 올바로 이해하고, 또 기대하고 있는 점은 희망적입니다.


4. 교구의 지리적 특성

우리 교구는 지리적 측면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교구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교구는 다른 어느 교구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또 그러한 역할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교구는 교통이 편리하여 다른 지역보다 남북이 서로의 심장부로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이 교구 서부관내에 있다는 사실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머지않아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통일이 되는 날 우리 교구는 북한과 교류가 가장 용이하고 활발한 지역이 될 것입니다. 교역, 문화, 생활은 물론 종교까지 우리 교구가 이 모든 교류의 중심 또는 경유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 관계가 장기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애초 교구 관내에 예정되어 있던 개발 계획들이 지연 또는 축소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미군의 전시작전권 이양까지 연기되면서 관내 미군 공여지역 개발까지 지체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교구관내 주민들의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셈입니다.

게다가 서부 휴전선 근처에서 벌어지는 반북활동단체의 대북선전물 살포는 북한과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족의 일치와 화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 실현은 매우 요원한 일처럼 느껴지는 게 오늘날의 현실인식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교구에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비롯하여 북방선교, 더 나아가 해외선교에 열정을 품은 사제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최근 완공되어 개관한 참회와 속죄성당과 민족화해센터는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장소일 뿐 아니라 북방선교, 더 나아가 모든 민족들을 위한 평화교육의 장으로써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가르치신 대로 “모든 이의 온전한 발전의 결실이 아닌 평화는 언젠가 깨어지기 마련이고 늘 새로운 분쟁과 온갖 폭력을 낳을 것”(복음의 기쁨. 187항)이라는 점을 기억하며 우리 교구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 그리고 더 나아가 북방선교와 보편교회의 선교 사명에 동참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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